대선연기론 비난 거세지자 9시간만에 말 바꾼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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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원·당 지도부, 공개적으로 “반대”

민주 “선거일 변경 권한 의회에 있어”

미국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 대선 연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여당인 공화당조차 경악하며 “대선은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라고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이를 거론한 지 9시간 만에 한 발 물러섰다.

이날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제안 이후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과 당 지도부 12명 이상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대선은 계획대로 치러질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WNKY40과의 인터뷰에서 “의회 역사상 전쟁, 경기 침체, 내전을 거치면서도 연방 차원의 일정이 잡힌 선거를 제때에 치르지 못한 적은 없다”며 “11월 3일(대선일)에도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발언은 “언론의 이목을 끌기 위한 것 같다”며 “1788년부터 계속 11월에 선거를 치렀던 것 같은데 올해에도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친(親)트럼프 성향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우편투표가 유일한 투표 방식이 되는 것에 관한 우려가 있지만 대선을 미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고 더힐이 전했다. 그는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지난 6월 대선 경선을 무사히 치렀다며 대선에서도 안전하게 투표할 방도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연방선거 역사상 선거를 치르지 않은 적이 없다. 선거는 그대로 치러야 한다”면서도 우편투표가 부정선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어느 정도 동조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부정선거는 우리가 저지하고 싸워야 할 심각한 문제”라면서도 “(그렇다고) 선거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11월에 선거를 치를 것이고 미국 국민들은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미국은 법치주의에 입각한 국가”라며 “한 개인이 뭐라고 하던 상관없다. 우리는 법이 바뀔 때까지는 법을 따라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일축했다.

존 배러스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니다. 우리는 선거를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선거를 완수하고 선거일에 투표를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스티 존스 하원의원은 “선거를 연기하는 것은 어떤 것이라도 정당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거일 변경 권한이 의회에 있음을 분명히하는 지적도 잇따랐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일을 결정하는 권한은 의회에 있다’는 내용의 헌법 제2조1항을 올리며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공화당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도 “선거일은 의회에서 정한다. 나는 2020년 선거를 연기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서 트위터에서 “보편적인 우편 투표(바람직한 부재자 투표가 아닌)를 하면 2020년은 역사상 가장 부정확하고 부정한 선거가 될 것이다. 미국에 엄청난 낭패”라며 “사람들이 적절하게 안심하면서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연기한다면???”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연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오는 11월 3일 대선에 우편투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 선거 위험이 높다는 이유를 들어 우편투표를 강력히 반대해 왔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매체들은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미 대통령이 마음대로 대선을 연기할 수는 없다. 미 연방법은 대선을 4년마다 11월의 첫 번째 화요일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 대선 일정이 변경된 전례는 없다.

대선을 연기하려면 의회 허가가 필요하다. 현재 미 의회는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지지를 얻더라도 민주당 통제 하의 하원이 그의 요구에 호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정례 브리핑을 통해 자신도 선거 연기를 원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우편투표로 치러서는 안 된다고 한 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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