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본격 경기회복 아냐 3차 코로나 확산 충격 더 커”

“한은 정책 목표에 ‘고용 안정’ 추가는 국민 경제에 큰 영향”

“금융위의 금융결제원 감독은 중앙은행에 대한 불필요한 관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당분간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경기 흐름은 아직은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루 확진자가 600명에 육박하는 등 최근 벌어진 코로나19 3차 확산이 미칠 경제적 영향은 8∼9월의 2차 확산 때보다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연 인터넷 생중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경기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와 전망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3%에서 -1.1%로 상향 조정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내년 중후반 이후에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경제 활동 제약이 상당 부분 완화하는 것을 전제로 상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은 겨울에는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높이면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소비 쪽에 많은 영향을 줄 텐데, 최근의 확산은 8월 당시의 재확산 때보다는 그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정책 목표에 ‘고용 안정’을 추가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 총재는 “한은의 정책 목표에 고용 안정을 넣는 것은 국민 경제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국회의 법 개정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법안 개정을 통해 추진하는 핀테크(금융기술)·빅테크(대형IT기업) 지급결제 규제에 대해서는 금융위의 월권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금융위가 마련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는 금융위가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을 담당하는 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에 대한 허가·감독 권한을 갖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을 현재 영위하는 곳은 한은이 관리·감독하는 금융결제원이 유일하다.

이 총재는 시종 조심스러운 말투로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지급결제 업무가 중앙은행의 역할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그는 “한은은 금융위의 법안 개정안 전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한은의 영역을 건드리는 지급결제청산업에 관한 조항을 우려하는 것”이라며 “지급결제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태생적 업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고유기능이자 책임인 것이 (기관 간) 권한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다”며 “금융위가 빅테크의 내부 거래까지 (시스템에) 집어넣으면서 금융결제원을 포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은 결국 중앙은행에 대한 과도하고 불필요한 관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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