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 탓에 출산율 0.7명대로 떨어질수도

한국은행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결혼·출산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출산율이 0.7명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2022년 0.72명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연령별로 분석해 종합한 것이다. 김민식 한은 조사국 차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합계출산율은 당초 예상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의 합계출산율 전망은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와 비교하면 더욱 비관적이다. 당시 통계청은 중위 시나리오 기준으로 올해 출산율이 0.90명, 내년엔 0.86명까지 떨어진 뒤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미 올해 1~3분기 평균 출산율은 0.86명으로 예상치를 밑돈다. 김 차장은 “통상 4분기 출산율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출산율은 0.83~0.84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출산율에는 코로나19 영향이 미치지 않았고, 내년부터 충격이 반영되면 합계출산율이 추가 하락할 것이란 게 한은 분석이다.

한은은 코로나19가 인구구조에 미칠 영향을 경제와 사회ㆍ문화적 측면으로 나눠 분석하면서 점차 혼인하기가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측면에선 20~30대를 중심으로 고용ㆍ소득 충격이 발생했고 비대면 생활이 확산하면서 20~30대의 만남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3~9월 혼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만6000건(12.0%) 줄었다. 그는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채용하고, 자동화 투자를 확대하는 등 노동 구조가 바뀌면 앞으로 젊은 층이 안정적 수입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이어진 저출산ㆍ고령화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비율은 15.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9%)보다는 낮지만 고령화 속도는 가장 빠르다. 혼인율 하락 속도도 OECD 회원국 중 최고다. 결혼을 덜 하기 때문에 출산율도 낮아지고, 고령층 비율도 높아지는 결과를 낳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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