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속 작년 성장률 선방…방역·국민노력이 피해 최소화했다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한국 경제가 22년 만에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2020년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1%로 집계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연간 기준으로 우리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이후 처음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국가 등 경제 규모 글로벌 10위권의 다른 선진국(마이너스 3∼10%)에 비해 역성장 폭이 훨씬 작아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성장 화살표의 방향을 플러스로 되돌려놓지는 못했다. 1분기(-1.3%), 2분기(-3.2%) 뒷걸음질 치다가 3분기(2.1%), 4분기(1.1%)에 반등세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 확산에도 경제회복의 확실한 신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일시 폐쇄됐던 국회가 다시 문을 연 지 이틀째인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후문 출입구가 출입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적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서 한국 경제의 역성장은 불가피했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은 4월 이후 6개월 연속 고꾸라지던 수출이 9월을 기점으로 반등하며 버텨줘서다. 추석과 휴일이 겹쳐 조업일수가 줄어든 10월에 잠시 줄었지만, 11월(4.1%), 12월(12.6%)에는 2개월 연속 증가했다. 12월 수출액은 514억1천만 달러로 25개월 만에 월간 5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을 넘어 같은 달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를 기록할 만큼 확연한 회복세다. 수출 회복은 그 자체로도 경제성장을 이끌지만,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져 경기회복의 모멘텀을 살린다. 수출 선방과는 달리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은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됐다. 민간소비는 연간으로도 5.0% 줄어든 것은 물론 4분기에도 1.7%가 줄어 여전히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성장의 양대 축인 수출과 소비가 함께 회복돼야 확실한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살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민간소비 부진은 코로나 유행으로 일상생활이 마비된 탓이 가장 크다. 경제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라도 코로나의 성공적인 방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지난해 하반기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간 것은 코로나 3차 확산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말대로 우리 경제의 회복 조짐은 그간 축적해온 제조업 경쟁력이 밑거름됐을 것이다. 여기에 방역 당국과 국민 노력으로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한 것도 보탬이 됐다. 정부가 59년 만에 처음으로 4차례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산업 기반의 붕괴를 막고 민생구제에 나선 것이 경제의 버팀목이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작용도 발생했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막대한 돈이 풀리면서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났다. 초저금리 시대에 갈 데를 잃은 과잉 유동성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해 집값을 역대 최대로 올려놨고 주식시장으로 몰려 과열을 초래했다. 가계부채는 GDP 규모를 넘어섰고 국가채무도 지난해 11월 말 기준 826조 원으로 눈덩이처럼 커졌다. 기업부채 역시 작년 말 대출잔액 기준으로 976조4천억 원으로 전년 같은 시점보다 100조 이상 늘었다. 경제주체들의 빚이 쌓이면 경제는 활력을 잃게 된다. 가계는 소비를 줄여야 하고, 기업은 투자 여력이 없어지고, 정부는 미래에 또 다른 위기가 왔을 때 대응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는 경제가 빠르게 반등할 수 있도록 경제주체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판 뉴딜사업을 앞장세워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프라를 차근차근 준비하길 바란다. 코로나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한 우리로서는 좋은 기회다. 그러려면 경제 전반의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규제도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 코로나 위기에서 불거진 양극화를 해소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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