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대북정책, 추가제재·외교인센티브·동맹협력 전반검토”

‘당근과 채찍’ 강온 양면책…북 도발 가능성에 경고 메시지도 담은듯
미, 중·러시아·이란과 달리 대북정책엔 “검토중” 발언 반복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추가 제재와 외교적 인센티브를 동시에 언급했다.

    북한을 비핵화 협상장으로 끌어내고 진전을 보기 위해 강온 양면책을 모두 검토 중이라는 말로 해석된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NBC방송과 가진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1일 방송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때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건 문제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악화한 나쁜 문제”라며 “행정부에 걸쳐 더 악화한 문제라고 인정한 것은 내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우리에게 가장 효과적인 수단의 사용을 보장하도록 정책을 다시 살펴볼 것을 요청했다”며 “이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북한의 무기에 의해 커지는 문제를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하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은 대신 “우리가 하려는 첫번째 일은 정책을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보는 것”이라며 “이는 추가 제재, 특히 동맹·파트너들과 추가적인 조율과 협력을 포함해 우리가 어떤 수단을 가졌는지를 살펴보는 것뿐만 아니라 외교적 인센티브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일을 하고 나면 우리가 어떻게 전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지를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과 이란 중 어디를 먼저 방문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가장 가까운 동맹이나 파트너가 있는 “유럽과 아시아에 비행기가 먼저 착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날이 곧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를 맞아 전 행정부의 역대 대북 정책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구체적인 정책 기조를 정하고 있다는 기존 발언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19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을 향한 전반적인 접근법과 정책을 다시 살펴봐야 하고 그럴 의향을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22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한국과 일본, 다른 동맹들과 긴밀한 협의 속에 북한의 현재 상황에 대한 철저한 정책 검토로 시작될 것”이라며 ‘새로운 전략’을 언급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초기 상황 탓인지 북한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책 기조를 밝히거나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과거 정책의 재검토라는 다소 원론적인 언급에 머물고 있다.

    이는 미국이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로 둔 다른 현안인 중국, 러시아, 이란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며 외교적 충돌도 불사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바이든 외교 시험대로 남은 북한 (CG)
[연합뉴스TV 제공]

    그러나 블링컨 장관의 이날 발언 중 주목되는 부분은 추가 제재와 외교적 인센티브를 동시에 언급한 지점이다.

    그는 지난달 19일 청문회에서도 북한과 관련해 어떤 선택지를 갖고 있는지, 이 선택은 북한의 협상 테이블 유도 압력 증대 측면에서 효과적인지, 다른 외교적 계획이 가능할지 등이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은 당시와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제재’와 ‘인센티브’라는 구체적인 단어를 썼다는 점이 눈에 띈다.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당근과 채찍’을 모두 카드로 활용하며 강온 양면책으로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대북 전열 정비를 마치기도 전에 북한이 도발에 나섬으로써 상황이 악화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블링컨 장관이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은 북한이 도발행위 등을 할 경우 대북 강공책을 꺼내들 수밖에 없고 북미 간 갈등 고조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경고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연초 노동당 8차 대회 이후 대북 제재로 대표되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강하게 요구하고 ‘강 대 강, 선 대 선의 원칙’을 제시하며 미국의 반응을 보겠다는 식의 태도를 취한 상태다.

    다만 북한이 극력 반대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3월초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 등을 고려하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향해 구체적인 행동을 준비할 때까지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블링컨 장관이 언급한대로 미국이 어떤 외교적 인센티브를 제시할지, 북한이 그때까지 도발하지 않고 미국의 반응을 기다릴지 등이 변수로 꼽힌다.

    블링컨 장관은 추가 제재나 외교적 인센티브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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