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바다 건너서…’ 우리말 교가 일본 전역에 울려 퍼져

한국계 교토국제고 日고시엔 첫 시합…재일동포 1천명 응원

    (효고=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조상 옛적 꿈자리…”
    24일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등학교의 제93회 일본 선발고교야구대회(봄 고시엔) 첫 시합 때 이 학교의 우리말 교가가 효고(兵庫)현 소재 한신(阪神) 고시엔(甲子園) 구장에서 울려 퍼졌다.

    이 장면은 현지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서 생방송됐다.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첫 시합 직전 모습
(효고=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24일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등학교의 제93회 일본 선발고교야구대회(봄 고시엔) 첫 시합을 관람하기 위해 재일동포들이 한신(阪神) 고시엔(甲子園) 구장에 모여들고 있는 모습. 2021.3.24

    올해 처음으로 봄 고시엔에 진출한 교토국제고의 첫 시합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시작됐다. 상대팀은 마찬가지로 고시엔에 처음 진출한 미야기(宮城)현 소재 시바타고등학교다.

    9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봄 고시엔 대회에 외국계 학교가 진출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NHK로 모든 경기가 생중계되는 봄 고시엔 대회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회 중의 하나다.

    약 1천명의 재일교포들은 고시엔 구장에서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응원단은 학교의 소재지인 교토(京都)는 물론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등 일본 각지에서 전세버스 등으로 일본 고교야구의 ‘성지’로 불리는 고시엔 구장에 집결했다.

    이규섭 재일본대한민국 민단 효고(兵庫)현 지방본부 단장은 연합뉴스에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진출은 기적”이라며 “재일동포들도 기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일본) 우익은 한국계 학교가 교토를 대표해 고시엔에 진출해도 되냐고 말한다”며 “특히, 우리말 교가에 대해 항의한다”고 전했다.

    그는 “교토에는 캐나다와 프랑스계 학교도 있는데 영어나 프랑스어 교가도 항의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민단 효고현 지방본부의 교토국제고 고시엔 시합 응원단
(효고=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이규섭 재일본대한민국 민단 효고(兵庫)현 지방본부 단장(오른쪽 4번째) 등 효고현 민단 응원단이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첫 시합을 앞두고 태극기를 들고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2021.3.24

    오사카에 있는 한국계 민족학교인 건국학교와 금강학교도 교토국제고를 응원하기 위해 고시엔 구장으로 달려왔다.

    홍윤남 건국학교 교장은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진출에 지역 동포들이 기뻐하고 있다. 자랑스럽다”며 “민족학교의 우리말 교가가 고시엔에서 울려 퍼지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고 감격했다.

    홍 교장은 “고시엔 경기는 NHK로 전국에 생방송된다”며 “일본 곳곳의 교토국제고의 경기를 보고 우리말 교가를 듣게 됐다”고 감회를 밝혔다.

    교토국제고의 첫 시합에는 1만명에 가까운 관중이 몰렸다.

    교토국제학원은 1947년 교토조선중학교로 시작해 1958년 학교법인 교토한국학원 법인 설립을 승인받았고, 1963년에는 고등부를 개교했다. 한국 정부의 중학교, 고등학교 설립 인가에 이어 2003년에는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도 받았다.

    1999년 창단된 교토국제고 야구부는 초기엔 야구 미경험자가 대부분이어서 고시엔 진출은 꿈도 꿀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서서히 실력을 키운 교토국제고 야구부는 2016년부터 지역 대회 4강에 진입하기 시작했고, 2019년 춘계 지역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교토의 야구 명문고로 부상했다. 두산베어스의 신성현 선수도 이 학교 출신이다.


고시엔에 올려퍼진 교토국제고 우리말 교가
(효고=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24일 일본 효고(兵庫)현 소재 한신(阪神) 고시엔(甲子園) 구장에서 교토국제고의 우리말 교가가 울려 퍼지자 약 1천명의 재일동포 응원단이 일제히 일어난 모습. 2021.3.24

    교토국제고를 1986년에 졸업한 재일동포 3세 지영이(54)씨는 “민족학교에 들어간 이유는 우리 민족에 대해서 알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가 이전했는데, 주변에서 ‘외국학교는 안 된다’며 반대 운동을 심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제 야구부가 생기고 고시엔에 진출했다니 너무 기쁘고 감격적”이라며 “고시엔은 야구부에는 꿈의 무대, 큰 무대이고, 굳이 야구부가 아니라도 일본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청춘시절의 추억을 느끼게 하는 무대”라고 말했다.

    그는 동해 바다로 시작하는 교가가 울려 퍼지는 것을 직접 듣기 위해 이날 고시엔 구장에 왔다고 한다.

통일TV
증오와 분단을 넘어 평화로 통일로

관련글

북한, 도쿄올림픽 첫 불참 선언…일본 ‘또 나올까’ 우려

관방 "계속 주시하겠다"…담당상 "상세한 내용 확인 중""미일 정상회담 앞둔 시점 불참 표명…의도 분석 필요" 북한 "코로나로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서울=연합뉴스)...

[북한단신] ‘김일성 생일’ 기념 도(道)대항 군중체육대회 개막

(서울=연합뉴스) ▲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4월15일)을 앞두고 '태양절 경축 전국 도(道)대항 군중체육대회-2021'이 지난 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개막했다고 대외선전매체 메아리가 6일 보도했다. 대회에는 평양시와...

북한, 세포비서대회서 ‘반사회주의 근절’ 강조…김정은 개회사

조용원 "당세포가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쓸어버리는 발원점 돼야" 김정은, 세포비서대회 개회사 통해 '당세포 역할' 강조(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6일 수도 평양에서 김정은...

‘올림픽 불참’ 北, 누적 2만2천400명 코로나 검사…”모두 음성”

WHO 주간 상황보고서 집계 방역사업 강화하는 평양 대성산샘물공장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북한에서 지난달 말까지 약...

답글남기기

댓글을 입력하세요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세요

글목록

북한, 도쿄올림픽 첫 불참 선언…일본 ‘또 나올까’ 우려

관방 "계속 주시하겠다"…담당상 "상세한 내용 확인 중""미일 정상회담 앞둔 시점 불참 표명…의도 분석 필요" 북한 "코로나로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서울=연합뉴스)...

[북한단신] ‘김일성 생일’ 기념 도(道)대항...

(서울=연합뉴스) ▲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4월15일)을 앞두고 '태양절 경축 전국 도(道)대항 군중체육대회-2021'이 지난 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개막했다고 대외선전매체 메아리가 6일 보도했다. 대회에는 평양시와...

북한, 세포비서대회서 ‘반사회주의 근절’ 강조…김정은...

조용원 "당세포가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쓸어버리는 발원점 돼야" 김정은, 세포비서대회 개회사 통해 '당세포 역할' 강조(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6일 수도 평양에서 김정은...

‘올림픽 불참’ 北, 누적 2만2천400명...

WHO 주간 상황보고서 집계 방역사업 강화하는 평양 대성산샘물공장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북한에서 지난달 말까지 약...

남북체육교류협회 “국제유소년축구대회 8월 북한서 개최...

원산 개최 목표…"러시아와 협의해 백신 지원도 계획"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북한의 도쿄올림픽...

서욱, EU군사위원장 접견…”변하는 안보환경 대비...

EU 27개국 군사위 수장 방한…"인도태평양 전략, 한국과 공조방안 협의" 서욱, EU군사위원장 접견…"변화하는 안보환경 대비 협력강화"(서울=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7일...

일본 신문 “한미일 외교 회담...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내달 2일 워싱턴서 개최 방안 조율" 현지시간 2020년 2월 15일 강경화 당시 한국 외교부 장관(왼쪽)이 독일...

정의용 “종전선언, 북도 많은 관심…미국도...

내신기자단 브리핑…"종전선언, 북미간 불신 해소에 효과적 단계로 믿어" 정의용 장관 내신 기자 브리핑(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일부, 美인권보고서 지적에 “北알권리위해 타인권리...

통일부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통일부는 31일 미국 국무부의 한국 인권보고서에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내용이 담긴 것과 관련, 북한 주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