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과학자들 “트럼프, 핵무기 실험 말아야…북에 빌미줘”

미국의 저명한 과학자 70여명이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전쟁 발발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핵무기 실험을 재개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에 맞서 지난 28년간 지켜온 핵무기 실험 유예를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92년 자체적으로 핵무기 실험 유예를 선언하고 4년 뒤인 1996년 포괄적 핵실험 금지협정(CTBT)에 서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를 공식 비준하지는 않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 6명을 포함한 미국 과학자 70여명은 16일 사이언스지에 게재한 공동 서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은 미국이 1945년 7월16일 미국 뉴멕시코주 앨라모고도에서 인류 최초의 핵실험인 ‘트리니티 실험’을 한지 75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는 우발적 또는 의도적인 핵전쟁 위험성은 물론 핵군비 경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조치인 핵무기 실험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과학자들은 인류와 지구 모두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핵무기에 반대해온 오랜 전통에 따라 미국 정부에 핵무기 실험 계획을 포기할 것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냉전 기간 동안 다른 모든 핵보유국을 합친 것보다 많은 1030차례 핵무기 실험을 했다”며 “미국은 지난 1996년 CTBT에 서명했고 아직 이를 비준하지는 않았지만 201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모든 국가에 핵실험을 하지 않음으로써 CTBT 목적 준수를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9개 핵무기 보유국 중 8곳이 1998년 이후 핵무기 실험을 유예했다. 9번째 보유국인 북한도 국제사회의 압력에 2017년 탄두 폭발 실험을 중단했다”며 “미국이 CTBT를 비준하면 다른 보유국도 이를 비준할 가능성이 높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미국이 어떤 규모든, 어떤 형태든 핵무기 실험을 재개하면 북한과 인도, 파키스탄 등 다른 보유국에게도 실험을 재개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일단 핵실험금지조약(NTBT) 등을 위반한다면 다른 나라들이 더 큰 탄두 실험을 수행하거나 대기로 방사능을 누출하는 것을 통제할 방법이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미국은 현재 수천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고 지구상 주요 도시를 모두 불태울 수 있다”면서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는 핵탄두수를 계속 줄여나가야지 이를 늘리거나 개량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상원에서 핵실험 금지법안(PLANET)을 통과시키고 CTBT를 즉각 비준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원자폭탄 실험 75주년 연설에서 “미국의 핵무기는 안보 위협을 억제하는 중요 수단”이라면서 “미국의 핵 방패를 현대화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 실험에도 우리는 핵무기 실험 유예를 유지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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