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남북 협력이야말로 최고의 안보정책”

75주년 광복절 경축사…”방역·공유하천 협력 생명공동체 물꼬”

“징용 개인청구권 유효…개인의 존엄 증명, 국가 반드시 응답’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 있어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이라고 남북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를 통해 “남북 간 협력이 공고해질수록 남과 북 각각의 안보가 그만큼 공고해지고 그것은 곧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헌법 제10조를 핵심 가치로 경축사를 풀어갔다.

문 대통령은 “2016년 겨울, 전국 곳곳의 광장과 거리를 가득 채웠던 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의 정신이었다”며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촛불을 들어 다시 한번 역사에 새겨놓았다. 그 정신이 우리 정부의 기반이 됐다”고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어 “75주년 광복절을 맞아 과연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광복이 이뤄졌는지 되돌아보며 개인이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생각한다”며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는 헌법 10조의 시대다.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라고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도 ‘개인의 광복과 행복추구권’ 관점에서 지향점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진정한 광복은 평화롭고 안전한 통일 한반도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꿈과 삶이 보장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평화를 추구하고 남과 북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남과 북의 국민이 안전하게 함께 잘 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가축전염병과 코로나에 대응하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유례없는 집중호우를 겪으며 개인의 건강과 안전이 서로에게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자각했고, 남과 북이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강조했던 ‘생명공동체’를 다시 한번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북측에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안보이자 평화”라며 “방역 협력과 공유하천의 공동관리로 남북의 국민들이 평화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게 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또 “보건의료와 산림협력, 농업기술과 품종개발에 대한 공동연구로 코로나 시대 새로운 안보 상황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며,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와 함께 생명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인도주의적 협력과 함께 죽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보고 싶은 곳을 가볼 수 있게 협력하는 것이 실질적인 남북 협력”이라며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전쟁 위협을 항구적으로 해소하며 선열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광복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이 공동조사와 착공식까지 진행한 철도 연결은 미래의 남북 협력을 대륙으로 확장하는 핵심 동력”이라며 “남북이 이미 합의한 사항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실천하면서 ‘평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와 관련 일제 강제징용 배상문제에서 ‘개인의 청구권’을 언급,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대화 의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존엄을 증명하고자 하는 개인의 노력에 대해서도 국가는 반드시 응답하고 해결 방법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05년 네분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의 징용기업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며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의 ‘불법행위 배상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배상 소송에서) 홀로 남은 이춘식 어르신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나 때문에 대한민국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다’ 하셨다”며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에는 “3권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법의 원칙을 지켜가기 위해 일본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본과 한국, 공동의 노력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미래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집중호우, 코로나19 등 국난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선열들은 ‘함께하면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을 ‘거대한 역사의 뿌리’로 우리에게 남겨줬고, 우리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함께 위기를 이겨내며, 우리 자신의 역량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기후이변으로 인한 거대한 자연재난이 또 한 번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 역시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소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을 비롯해 재난에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재난에 맞서고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 기상이변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까지 대비해 반복되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국민안전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국민 개개인의 노력과 성과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은 나라를 되찾는 것이자 동시에 개개인의 존엄을 세우는 과정이었다”며 “우리는 독립과 주권재민의 민주공화국을 수립하는 혁명을 동시에 이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당당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 국민의 노력은 광복 후에도 멈추지 않았다”며 “원조를 받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됐고, 독재에 맞서 세계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자부했다.

또 “국가의 이름으로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고 인권을 억압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우리는 자유와 평등, 존엄과 안전이 국민 개개인의 당연한 권리가 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발걸음도 멈추지 않았다”며 “전쟁의 참화를 이겨냈고,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관해선 “국민들과 함께 이겨냈다. 오히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이루며 일부 품목에서 해외투자 유치의 성과까지 이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코로나19 방역에 관해선 정부와 개인, 의료진, 기업, 자원봉사자들 개별 주체의 노력과 협력을 언급하며 “국민과 기업 하나하나의 노력이 모여 코로나를 극복하는 힘이 됐고, 전 세계가 인정하는 모범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경제 위기에 관해선 “국경과 지역을 봉쇄하지 않고, 경제를 멈추지 않으면서 이룬 방역의 성공은 경제의 선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방역의 성공이 있었기에 정부의 확장재정에 의한 신속한 경기 대책이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올해 OECD 37개국 가운데 성장률 1위를 기록하고, GDP 규모에서도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공을 국민에게 돌렸다.

문 대통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관련 “한국판 뉴딜을 힘차게 실행하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양 날개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혁신하고, 격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판 뉴딜의 핵심을 관통하는 정신은 역시 사람 중심의 상생”이라며 “한국판 뉴딜은 상생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며, 고용·사회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 번영과 상생을 함께 이루겠다는 약속”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격차와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것”이라며 “우리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에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희생할 때 기억해줄 것이라는 믿음, 재난재해 앞에서 국가가 안전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믿음, 이국땅에서 고난을 겪어도 국가가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 개개인의 어려움을 국가가 살펴줄 것이라는 믿음,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될 것이라는 믿음”이라며 “국가가 이러한 믿음에 응답할 때 나라의 광복을 넘어 개인에게 광복이 깃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0년 전 시작한 민주공화국의 길 너머,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향해 국민과 함께 가겠다”며 “선열들이 꿈꾼 자주독립의 나라를 넘어, 평화와 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향해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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